1학년을 마치며 – Tips for Prospective Students

By Robin Park

오늘로써 드디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통번역 학기말고사가 막을 내렸습니다. 일단 극심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이겨내고 무사히 시험을 치른 동기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새내기 냄새를 풀풀 풍기며 서로 이름을 묻고 연락처를 교환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서로의 아주 사소한 언어 습관, 눈빛의 변화와 얼굴 근육의 미세한 떨림까지 잡아낼 수 있는 각별한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1년 동안 소중한 동기들과 함께 동고동락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문득 ‘내가 MIIS 입학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도 입학 전 모든 것이 물음표투성이였고 첫 학기가 시작하고도 한참 동안은 깜깜한 동굴 속에서 헤매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 생활을 더욱 알차게 만들기 위한 몇 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제가 통번역학과이기 때문에 공부 관련 팁은 대부분 통역 및 번역 분야에 치우쳐 있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 Read purposefully – in both languages.

식상하시죠? 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에 식상함을 무릅쓰고 리스트 첫머리에 올리게 됐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두 가지, “purposefully”와 “in both languages”입니다. 일단 자신이 평소 독서량이 부족하고 신문과 책을 읽는 습관이 자리잡혀 있지 않은 상태라고 느낀다면 입학 전에 reading과 친해지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으시길 권장합니다. 이미 reading이 생활화되어 있다면 이제 통번역 공부를 위한 ‘목적 있는 독서’를 시작할 때입니다. 학교에서는 매 학기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정치 및 경제 분야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많이, 자주 읽음으로써 배경지식을 쌓고 특정 용어들과 친해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본적인 일간지(e.g. The New York Times, 각종 한국 언론사)부터 주간지(e.g. The Economist, 매경이코노미), 정부기관 웹사이트(e.g. US State Department, US Fed, 대한민국 외교부/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및 다양한 싱크탱크(e.g. 아산정책연구원, KDI)에 이르기까지 읽을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MIIS에 오기 전에 연설문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각종 정부기관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연설문들을 읽어보고 친숙해지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주제에 대해 영어와 한국어로 bilingual reading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이라는 주제를 논할 때 한국어로 흔히 말하는 표현들이 영어로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비슷한 내용의 한/영 기사를 대조하며 읽으면 시간은 2배로 걸리지만, 그 효과는 2배 이상일 것입니다.

 

  • Improve your spoken English/Korean.

여기에는 많은 것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생 말하기보다 읽고 쓰기를 더 많이 했던 탓에 입학하고 나서 ‘말문이 트이기’까지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할 때 필요로 하는 말하기 능력과는 상당 부분 차이가 있습니다. 통번역과 학생이라면 1학년 때 필수과목으로 Sight Translation(문장구역)을 들어야 하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눈으로 읽으며 입으로 통역하기”입니다. Sight translation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수업시간에 자세히 배우고 또 몸으로 부딪히며 직접 익히게 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지금부터 ‘이해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말하기’를 연습하면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짧은 기사를 눈으로 읽거나 소리 내 읽은 후 자신이 이해하고 기억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최대한 자세하게 완벽한 문장을 구성하여 마치 아나운서에 빙의한 듯 말해 보는 것입니다. 적절한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여 주술이 맞는 깔끔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 내용을 기억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 Learn how to take care of yourself.

세 가지 팁 중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 또 저를 비롯한 모든 동기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멘탈’의 중요성입니다. 졸업생들이 하나같이 통번역대학원 시절이 가장 힘들고 고달팠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시련들이 산재해 있고, 좌절에 좌절을 거듭하다 보면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딘가’라는 회의감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으며 어떠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재충전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동기들은 같은 배를 탄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서로를 챙겨주고 격려하며 함께 화이팅을 외친다면 힘든 순간들 모두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동기들 덕분에 1학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짧은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입학 전에 어떤 식으로 준비하면 좋을지에 관해 몇 자 적어봤습니다. 앞으로 더 노하우가 쌓이면 2탄과 3탄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공유한 팁들이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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