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 the Professor: 이시은 교수님

By: Hanah Rhee

Meet the Professor 시리즈 제 3편, 많이 기다리셨지요?

 

기다렸던만큼 더 소중한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몬트레이 통번역 대학원 한영과에서 Adjunct Professor로 재직 중이신 이시은 교수님입니다. 늘 봄바람처럼 따사롭고 상쾌한 기운으로 학생들을 맞아주시는 이시은 교수님과의 인터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교수님, 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네, 안녕하세요. 별 말씀을요!

– 우선 몬트레이 통번역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 2010년부터 가르쳤어요. 미국에 오기 전에도 한국에서 경희대, 한양대 등에서 쭉 가르쳐왔고요.

– 지금 어떤 수업을 담당하고 계시죠?
= 1학년과 2학년을 다 가르치는데 동시통역과 번역을 담당하고 있지요.

– 교직 생활 외에도 프리랜서 일을 하시나요? 하신다면 통역과 번역 중 어떤 분야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요?
= 물론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일을 했어요. 낮에는 통역, 밤에는 번역일을 했지요. 그 때는 정말 바빴어요. 미국에서는 통역일이 조금 더 많아요.

– 이유가 있나요?
= 음, 아무래도 번역일을 제가 조금 덜 받는 편이예요. 이건 요율과 관련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번역사가 워낙에 많기 때문에 굳이 저를 찾아오는 일의 경우 그에 상응하는 요율이 결정되게 되는데 미국에서는 상황이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통역 관련 업무를 조금 더 많이 하고 있어요.

– 그렇다면 통역 업무를 맡으시면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하시나요?
= 업무 담당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요. 우선 자료를 요구하죠. 많은 분들께서 통역사는 자료 없이 뭐든지 하는 줄 아세요. 그러나 실상은 다르기 때문에 (웃음) 적극적으로 요구를 하죠. 자료를 받은 후에는 관련된 용어를 찾아서 제가 정리를 하고, 다시 담당자에게 보내서 제가 정리한데로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고요. 이런 식으로 담당자와의 연락을 적극 이용합니다. 또 관련 자료를 찾아서 공부하고요.

– 통역사는 평생 공부한다는 말이 정말 사실이군요. (웃음) 통역 연습은 매일 하시나요?
= 그렇죠! (웃음) 따로 통역 연습을 한다기 보다는 신문을 읽을 때 기사를 하나 정도 골라서 Sight Translation (문장구역) 연습을 하지요. 신문은 매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데 나머지 기사들은 그냥 읽고 그 중 5-10분 정도 분량의 기사 하나를 골라 큰 소리로 사이트 연습을 해요. 다만 입 속으로 우물거리며 하는 연습이 아니고 큰 소리로 합니다. 말하는 연습은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실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매일 해요.

– 처음 통번역 공부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 대학 때 다니던 영어학원에서 같이 공부하던 언니가 통번역대학원을 목표로 공부를 했어요. 통번역사에 대한 언니의 설명을 듣고 정말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대학 졸업 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 바로 진학했어요.

– 원래 영어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 어릴 때부터 영어를 좋아했어요. 딱히 영문학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말하고 영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관심이 어릴 때부터 있었지요. 고등학교 때 옆 집에 몰몬교 선교사들이 살았는데 그 당시만해도 한국에 외국인이 많지 않았어요. 가끔 그 사람들을 볼 때마다 수줍어서 말을 걸지는 못했지만 항상 영어로 말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웃음) 이건 좀 창피한 이야기인데 고백하자면, 한 번은 전화번호부를 뒤져서 영어 이름을 찾았어요. 그 때 이름이 만약 브라운이었다면 전화해서 “거기 제임스 있나요?”라고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죄송합니다” 하고 끊었던 적이 있어요.

– 아니, 교수님께서 어릴 때 장난 전화를…
= (웃음) 장난 전화라기 보다는 그냥 영어를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어릴 때 부터 막연히 영어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으로 치면 수능 시험이 끝나자 마자 영어 학원에 등록했어요. 그 당시에 원어민 학원이 별로 없었는데 찾아서 등록했죠.

– 교수님께 통번역사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뭔가요?
= 음, 저는 처음부터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일을 했어요. 저는 가르치는 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통번대 졸업 직후부터 바로 가르치기 시작했고, 그래서 통번역사로는 프리랜서 일만 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통번역이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자기 시간 활용이 유연하다는 점이죠. 뭔가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일이 있으면 받을 수 있고 내 인생을 나 스스로 컨트롤 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예요. 업무를 마쳤을 때의 성취감도 빼놓을 수 없고요. 5시간 회의를 위해 그 전 1-2주를 열심히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일을 끝마쳤을 때의 뿌듯함, 성취감은 정말 매력적이죠.

– 대학원 재학 중에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그 때 경험에 대해 듣고 싶어요.
= 무슨 경험이요? 혼난 경험에 대해 말해줄까요? (웃음) 힘들었어요. 내가 힘들었기 때문에 지금 학생들을 이해하지요. 그 때 이야기를 하자면 늘 공부한 기억만 있어요. 저는 외국 거주 경험 없이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했어요. 그 당시만 해도 입학생의 약 60%가 외국 거주 유경험자였죠. 그런 학생들에 비해 영어가 약했기 때문에 그 점이 제일 힘들었어요.

= 그렇다면 한국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을 위해 공부 방법을 전수해 주세요.
– 제가 항상 말하는 거죠. 외워야합니다. 저는 늘 외웠어요. 그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 영어권에서 성장한 학생들은 자연스러운 영어 습득이 가능하지만 비영어권 출신자가 성인이 된 상태에서 인위적인 방법이 가해지지 않으면 영어는 절대로 습득되지 않아요. 많이 읽고 외워야 해요. 저의 경우는 매일 유용한 표현이 많이 나오는 텍스트를 정치, 경제 등 주제를 바꿔서 골라 통째로 외웠어요. 저절로는 절대 안된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수려한 표현보다는 평이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을 외우세요.

= 몬트레이 통번역대학원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 프랙티컴이죠.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한국에는 프랙티컴 기회가 거의 없어요. 몬트레이 통번대의 경우 학교에서 소규모 회의 주최를 굉장히 많이 하죠. 여기서 직접 회의 통역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또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영어 습득이 아무래도 더 쉽겠지요. 물론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예요. 아무리 미국에서 산다 해도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절대로 늘지 않습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해 보자면, 저 역시 영어가 B언어이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지요. 그래서 통번대 1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어학 연수를 왔어요. 그런데 모든 어학 연수가 그렇듯이 막상 와 보니 다 저처럼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온 학생들 뿐 인거예요. 제가 그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 했어요. 저는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어학 연수 길에 올랐기 때문에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었죠.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다른 강의들을 청강하기 시작했어요. 경제학, 사회학을 불문하고 무조건 들어가서 수업을 들었어요. 그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고요. 그 때 영어가 많이 늘었어요. 미국에서 공부하는 만큼 환경을 십 분 활용해서 영어 사용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 아무래도 미국에 있는 학교이다보니 한국에 있는 통번대 졸업생과 비교해 불리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우선 통번역사는 졸업하는 직후부터 자기 비지니스를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졸업 직후에 동문들이 몇 번 기회를 만들어 줄 수는 있어요. 그러나 통번역사는 철저히 자신의 실력에 따라 판가름나게 됩니다. 동문에 기대서 일을 받고, 이런 경우는 없어요. 자기 독립이죠.

= 현재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으신가요?
– 있어요. 정말 영어가 많이 모자라는 학생이었어요. 많은 걱정을 했지요. 여름 어학 연수 과정을 마친 후에 입학이 가능한 조건부로 입학을 했는데 정말 영어가 많이 힘든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회의 통역과정을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했어요. 정말 놀라웠죠. 일단 그 학생은 엄청난 노력파였어요. 그리고 영어 구사력은 약했지만 모든 부분에 탄탄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었지요. 거기에다가 지적 호기심이 굉장했어요. 유엔 안보리결의안 몇 호가 무엇에 관련되었는지를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요. 게다가 공부하는 중에도 엄청난 과외활동을 했어요. 지역 봉사부터 교내 행사에 다 참여해서 영어에 대한 노출을 극대화했어요. 제가 처음부터 자신의 취약점을 극복하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정말 인상깊었지요.

= 다시 태어나도 통번역사를 선택하실껀가요?
– 네. 전 이 직업이 정말 좋아요. 스트레스도 물론 받지요. 저는 통역일을 앞두고 소화도 잘 안되요. 걱정하고 불안하죠. 그러나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이 일을 놓을 수 없는 이유죠.

= 그럼 그럴 때 마인드 콘트롤은 어떻게 하세요?
– 저도 쓸데없는 생각이 들고 스트레스 받을 때면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저는 항상 눈을 감고 스스로와 대화를 해요. “너에게 중요한게 무엇이니? 지금 이런 생각과 잡념들이 너에게 어떤 도움이 되니?” 이런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지금 현재 중요한게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재정비하죠. 이런 자신과의 대화가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요. 재학생들에게도 힘들 때 마다 이렇게 자신과 대화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 이런 생각이 너에게 도움이 되니? 잘 못하는것에 대해 생각한다고 무슨 변화가 생길까?’ 이렇게 스스로 묻고 눈을 뜨고 다시 시작하는 거예요. 통번역 공부는 정말 쉽지 않아요. 저에게도 재학 시절은 가장 공부를 많이 했고 힘든 시기였어요. 그러나 2년이 짧다면 짧지만 동시에 결코 그렇지 않아요. 아까 언급한 학생을 생각해보세요. 여러분들은 할 수 있어요. ‘이 2년은 내 인생에 없는 시간이다, 나는 무덤에 들어왔다’ 생각하시고 공부하세요.

= 감사합니다, 교수님! 정말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어요.마지막으로 진학 준비생들과 현 재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 재학생들이야 항상 제가 하는 말이죠. 열심히 하세요. 할 수 있어요.
진학 준비생들께는 지적 호기심을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사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지식을 쌓으세요. 영어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본이 없는 통번역공부는 기초 공사도 되지 않은 땅 위에 벽돌만 쌓는 셈이예요. 소용이 없죠. 한계가 있고요.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읽고, 보고, 들으세요.

= 교수님, 긴 시간 할애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뭘요, 수고했어요!

 

이번에도 역시 인터뷰가 길어져서 그나마 짧은 버젼을 올렸습니다. 인터뷰 전체 내용을 읽고싶다면 링크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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