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로 한국사회를 읽다: CTEC+Spectrum Labs 공동연구 참여

통번역 과정과 더불어 잘 알려진 MIIS 석사과정으로는 핵비확산·테러리즘학 (NPTS), 국제정책개발학 (IPD), 영어·외국어교육 (TESOL, TFL) 등이 있습니다.

언어, 캠퍼스, 전공을 넘나드는 협업

통번역·로컬라이제이션 석사과정과 함께 잘 알려진 미들베리국제대학원의 학위프로그램으로는 핵비확산·테러리즘학 (Non-Proliferation and Terrorism Studies) 석사과정이 꼽힙니다. 그리고 Center on Terrorism, Extremism, and Counterterrorism (CTEC)은 NPTS 학생과 교수진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MIIS산하 테러리즘 및 극단주의 전문 연구소입니다.

이번 가을학기, 한국어 통번역과의 이시은 교수님과 2학년 김혜은 학생은 CTEC과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Spectum Labs가 공동 진행하는 ‘극단주의적 발언 (Extremist Language)’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중입니다.

MIIS와 미들베리 컬리지 학생 및 교수진, CTEC 소속 연구원 등 총 20여명이 협력하여 한 학기 동안 Spectrum Labs의 온라인 극단주의 발언 감지 AI 모델 개발을 지원하게 됩니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 형성을 방해하고 방치한다면 실제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발언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7개국어 모델 개발을 위해 영어, 한국어, 일본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등 언어별로 7개 팀이 구성되었고, 팀 별로 해당 언어 전문가인 교수님이 멘토로 배정되었습니다. 전공과 구사언어는 물론 지리적 위치까지 다양한, 이른바 ‘다학제 글로벌 팀’입니다.

9월 중순, Spectrums Labs 관계자와 만나 개발중인 모델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악플에 담긴 한국사회의 모습

연구 프로젝트 특성상 정치·사회적으로 극단적인 발언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웹사이트에 들어가 게시물과 댓글들을 자세히 읽어보는데, 한국어 팀원들은 이 과정에서 한국어와 한국사회에 관해 새롭게 눈뜨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 역시 진보·보수간, 남녀간, 세대간, 지역간 갈등이 심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소수의견을 내거나, 특정 주제에 대해 유난히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일부 집단을 마주하면 보통 사람들은 놀라기 마련입니다.

수도권에서 자란 김혜은 학생은 “영·호남간 지역감정이 생각보다 만연하고,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극심한 갈등과 편견의 씨앗이 된다는 점에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때로는 입에 담기에도 민망한 부적절한 언어의 향연에 이시은 교수님마저 “한국어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있다”고 혀를 내두르실 정도였습니다.

한국 거주 경험은 없지만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Enrique Nusi (NPTS 2학년) 학생은 “극단주의자들의 창의성에 가끔 ‘빵’ 터진다”고 고백했습니다.

한 남초 우파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 특정 연령대의 회원 수가 늘었다는 이유로 해당 커뮤니티가 “망했다”고 주장합니다.

혐오에 담긴 상처를 보다

“Try to see the hurt behind the hate (혐오 뒤에 숨은 상처를 보라)”는 말이 있듯이, 극단주의적인 생각을 품은 사람들은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품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달리 혐오하고 공격하는 집단이 있는 사람의 경우, 해당 집단에 속한 개인, 혹은 유관한 성장배경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집단 전체에 투영하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보다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만들기 위한 CTEC과 Spectrum Labs의 노력에 동참한 소중한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통번역사로서의 자질을 기르는 데도 연구 프로젝트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연사의 말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연사가 한 말은 완전히 이해해서 내 말처럼 충실히 전달하는 것이 통번역사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도무지 논리가 안 맞거나 무례한 발언, 부적절한 발언에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통역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김혜은 학생은 “차별적, 폭력적 발언과 혐오범죄는 절대 정당화 될 수 없지만, 그 사람 개인의 상황과 배경을 고려해 보면 적어도 왜 그런 의견을 갖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는 있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전에는 잘 알지 못했으나 한국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여러 갈등과 편견, 혐오와 극단주의적 의견에 대한 “배경지식”도 쌓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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