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ti-Lingual Practice

by Samuel Jaemin Kim

2학년 동시통역 실습수업을 듣게 되면 MLP(multi-lingual practice) 즉 다중 언어 통역 실습이란 것이 학기에 4번 정도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학생 3~4명이 무대에 앉아서 정해진 주제에 대한 패널 토론을 합니다. 그리고 실습 학생들은 통역 부스에서 이를 통역하는데, 패널들이 모두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릴레이’ 통역을 하게 됩니다.

릴레이란, 만약 연사가 불어를 사용하는데 내가 영한 통역사일 경우, 옆 부스에 있는 불영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하는 것을 듣고 다시 한국어로 통역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정리해보자면 이렇게 됩니다:

연사[불어] -> 1차 통역사[불->영] -> 2차 통역사[영->한] -> 한국인 청중

물론 불한 통역사가 있으면 이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겠지만, 연사가 많은데 모두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거나, 혹은 연사가 희귀한 언어를 사용해서 딱 맞는 언어 조합의 통역사가 구하기 어려울 경우 이렇게 릴레이로 통역을 합니다.

우리 MIIS에서 하는 MLP의 경우, 우리 통역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어떤 관객보다 한국인 패널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패널들도 영어가 아닌 중국어나 러시아어 등으로 토론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 한국인 패널이 말을 할 때 우리 한영 통역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우리가 한국인 패널이 하는 말을 영어로 통역하면 다른 과 학생들은 이것을 듣고 각각 다른 언어로 통역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통역이 정확하고 듣기 좋을 뿐만 아니라, 통역하기 쉬운 통역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말이 너무 느리거나, 문장이 확실하게 끝나지 않거나 하면 안 되겠죠.

벌써 눈치채셨겠지만, 릴레이 통역을 하면 연사가 말하는 것과 최종 청중이 듣는 말 간에 상당한 시간적 격차가 생깁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인데, 중요한 것은 내가 중간에 있는 1차 통역사일 경우, 연사가 말을 끝내는 순간 내가 빛의 속도로 통역 문장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다른 연사가 2차 통역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말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 내가 통역한 말과 다음 연사가 하는 말이 겹쳐, 2차 통역사는 둘 다 제대로 통역을 못 하게 되는 거죠.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점은 릴레이를 시작할 때 무엇이든, 연사가 한 말이 아니더라도,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시 통역하다 보면 문장이 반 정도 지나가야 내가 통역을 시작할 수 있을 때가 많은데, 릴레이 할 때는 바로 ‘Yes, well…’와 같은 의미 없는 필러를 넣어 줘야 내 통역에 의존하는 2차 통역사들이 ‘아, 1차 통역사 제대로 통역하고 있구나’라고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한번 경험해보면 알겠지만, 2차 통역사로서 연사와 통역사의 말 간의 침묵은 마음을 매우 불안하게 합니다.

글로 설명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MIIS의 다중 언어 실습과 릴레이에 대한 정보을 조금이라도 얻게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출처: http://www.sinophone.org/en/conference-technology.html

사진출처: http://www.sinophone.org/en/conference-technolog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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